본문 바로가기
What I think.

220930

by 남과여 2022. 9. 30.
반응형

나에겐 가족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군대의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인데
2년, 서로 힘든 시간을 즐거운 시간을 눈을 뜨고 눈을 감는 시간까지 함께 보낸, 내 인생에 가장 혈기왕성했던 시기를 함께 보낸 사람들

나에게 군대는 너무 힘든 시기였는데 내게 그 시간을 좋은 기억으로 만들어 준 사람들이다. 11년 4월 전역을 하고나서 아직 까지 우리는 만나고있다.

22년 초여름 무렵 어김없이 우린 모임을 가졌고, 그 중 나의 맞선임이던 형이 아버지가 연세가 많아 좋지않음을 말해준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소소한 일상처럼 말을 했었던거 같은데...

220929 어제 저녁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실거 같다며 내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오늘 아픈 소식을 알려왔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지만 다른 애들에게 알려달라며 내게 가장 먼저 말을 해준게 왜 난 고마웠을까
괜스레 맘이 좋지 않으면서도 뭉클하기도 했다.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알겠어 형..."이라고만 말을 했고,
일찍 퇴근을 하고 바로 서울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긴연휴의 시작을 알리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차도 많이 막혔고 표도 없었다.

그래도 나의 불편함은 잠시뿐
형의 아픔과 슬픔, 상실감은 내가 가늠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빨리 형의 얼굴을 보고싶었다.

4시간30분이 걸려 도착한 빈소...

형이 보이지 않아 돌아가신 형의 아버님 영정 앞에 향을 올리고 절을 드렸다.
그때 형이 왔는지 목소리가 들렸다.

"ㅇ용이야?"
일어나서 형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인생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아직 다 드리지 못한 효도
얼마나 맘이 아팠을지...

왜 왔냐며
어떻게 왔고
어떻게 가냐며
참 착한사람 군대에서도 나를 그렇게
챙겨주더니 본인이 힘들때도 나를 걱정해준다.

내가 왔음이 형에게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내 마음이 온기가 전달이 되었길...
잠시나마 서로를 다독이던 시간이 도움이 되었길 바래본다.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가는 길
생각이 무척이나 많지만
한가지 분명한건 나에겐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거
기뻐해주고 울어줄 수 있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평온하시길
우리 형 가는 길 잘 보살펴 주시길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