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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누구에게나 일요일 밤은 힘든 순간일 텐데,
나 역시 그렇다.
과거 전주에서 일을 할 때, 일요일 밤은 지옥의 시간이었다.
어찌나 월요일이 오는 게 싫고,
출근을 하는 게 싫었는지.
내가 끝나버리던지
세상이 무너졌으면 하곤 했다.
그 정도로 싫었다.
직장을 옮긴 지금은 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출근에 대한 압박감은 있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밤.
출근하기 싫다.
하루만 더 쉬고 싶다.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던 그 순간에..
문득
가을밤 풀 벌레 소리가 좋았고,
선선한 바람이 좋았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가 좋았고,
태풍이 오기 전 고요함이 좋았다.
새로 갈은 베갯와 이불의 감촉이 좋았고,
옆에 같이 사는 사람의 재잘거림도 좋았다.
그 잠깐에 느낀 행복함이
출근에 대한 압박감을 씻어 주었고,
월요병을 잊게 했다.
그 순간을 느껴보니 고민과 걱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좋은 감정만 남아있었다.
일요일 밤이 좋았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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